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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GQ 인터뷰

category Show/공연이야기 2023. 5.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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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제일 행복했던 저의 여행지는 무대였던 것 같아요”
 
 
“친구여, 나 사는 동안 생을 .” 조승우가 여는 제2막.
 
 
 
 
-인터뷰 읽는데 참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응원합니다.
 
 
 
 
-오유 부담감이 엄청났구나.
하긴..일단 음역대가 ㅠㅠ
 
 
SW 뮤지컬을 그만… 그만두는 줄 알았어요. 목소리가 안 나와서. 그러니까, 전 준비를 되게 오래전부터 했거든요. <신성한, 이혼>(2023) 시작하기 전부터, 몇 개월 전부터 발성 레슨을 받았어요. 성악 레슨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발성을 더 강화시켜서 음역도 좀 높이고, 성대가 피로하지 않게 내가 잘못 써온 발성을 고치려고 꾸준히 레슨을 받아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성대에 무리가 오더니 감기가 오고, 급성 부비동염이 오고, 급성 비염이 오고, 한 달 반 동안 낫지를 않는 거예요. 최종 드레스 리허설 바로 전까지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GQ 처음인 거죠, 그런 경험?

SW 네. 그래서 나 끝났나 보다, 이제 끝났나 보다, 엄청 울었어요. 오케스트라랑 배우들이 처음 합을 맞춰보는 시츠프로브에서 노래를 몇 곡 부르는데 그 수십 명 앞에서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부르지 못했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이 작품에 피해를 주고 있구나,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되겠다… 그런데 옥주현 배우가 쉬는 날 서울로 잠깐 오라고 그래서 이비인후과 치료도 받고, 한의원에 가서 혀 밑에 파란 혈관 있죠? 거기 침을 놓는 금진옥액으로 죽은 피도 뽑아내고, 옥주현 배우는 부기를 빼주는 팥물을 마셔야 한다고 자기 몸보다 큰 백에 직접 만든 팥물을 얼려 오고, 김주택 배우는 옆에서 계속 편하게 낼 수 있는 호흡법을 알려주고, 전미도 배우, 홍광호 배우, 정말 여기저기에서 저를 위해 기도해주고 도와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줬어요. 그랬더니 최종 리허설 때부터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게 첫 공연 이틀 전인가? 저는 정말 첫 공연 못 하는 줄 알았어요. 정말 유별나고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공연이 올라갈까 그랬는데 진짜 기적적으로 올라갔죠. 그러니까 (가슴을 가리키며) 여기 있던 것들이 응어리가 진, 심리적인 이유였던 거예요. 중압감.
 
 
 
 
 
-50대에 라만차라니 기대된다.
감동이 다를듯하다.
 
GQ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어요. 20대 때 <맨 오브 라만차>를 처음 할 때 한 대사를 바꾸셨잖아요. 기억나시죠?

SW 네.

GQ “친구여, 난 50년을 살아오는 동안”으로 시작하는 대사를 “나 사는 동안”으로. 관객에게 어른인 척하기 싫다고. 그래서 앞선 보기 중에 실은 <맨 오브 라만차>가 제일 기대됐어요.

SW 그 작품은 예외로 칠 거예요. 그 작품은 언젠가 진짜 나이 50이 됐을 때 “친구여, 나는 50년을 사는 동안…”이라는 대사를 한 번쯤은 쳐보고 싶어요.

GQ ‘라만차’는 예외로 두시는 거예요?

SW ‘라만차’는 저를 있게끔 해준, 제 인생을 바꿔놓은 작품이기 때문에 저와 뗄 수가 없어요.

GQ 중학생 때 그 작품을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었죠.

SW 아직까지도 저한테 최고의 작품이고.

GQ 다행이네요. 조승우 배우도 기대하고 있는 거네요, 정말 50세가 되어 원대사를 뱉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SW 응, 그렇기 때문에 몇 주년 몇 주년 이런 건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그건 그냥 숫자의 개념일 뿐이지.

GQ 50세가 된 어느 날에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SW 네.(웃음)

GQ 지금의 조승우에게 이번에는 대사의 뒷부분을 빈 칸으로 두고 물을게요. 그러니까 “친구여, 나 사는 동안 언제나 생을 직시해왔소” 대신 “나 사는 동안 언제나 생을…”, 그 다음 무엇이라고 채우시겠어요?

SW 나 사는 동안 생을… 잘 모르고 살아왔소.

GQ 진짜?

SW 응. 뭐가 뭔지 잘 모르고 살아왔소.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살아왔소. …지금도 잘 모르오.(웃음)

GQ 아직 잘 모르겠어요?

SW 네. 아직도 저는 스스로가 좀 애 같아요. 성인 되려면 멀었다.

GQ 성인이 무엇인데요. 왜 애 같다고 해요?

SW 겁도 많고, 소심하고… 얼마 전에 인상적인 인터뷰를 봤어요. 축구 감독 중 무리뉴 감독이라고 있어요. 아시죠? 그분이 경기에서 몇 번 진 거예요. 기자들이 질문을 했어요. “당신에게 부담감이라는 건 어떤 겁니까?”, “부담감? 무슨 부담감요?”, “그냥 부담감요.”, “부담감이라는 건 부모가 자식을 밥 굶기지 않고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입히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하는 상황, 그게 부담감 일 겁니다.”… 왜 갑자기 이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는데, 그가 일하고 있는 신에서는 질문의 요지가 그게 아니었을 거란 말이죠. 당신, 몇 게임 계속 지고 있는데 부담스럽지 않아? 네가 팀을 이끌고 있잖아. 그 위치에 있는데 팀이 계속 연패에 빠져가고 있는데 어때? 너한테 어떤 게 제일 부담이야? 나? 난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우리 팀 지금 문제없어. 경기를 하다 보면 쓰러질 때도 있고, 잘 못할 때도 있어. 몸이 안 좋을 때도 있고 컨디션이 나쁠 수도 있어. 고작 그 경기 몇 번 안 좋았고 졌다고 해서 그거에 내가 부담 느낄 필요가 뭐 있어. 그동안 잘해온 것도 있고, 앞으로 더 잘할 건데. 부담이라는 건 말이야, 그런 게 아니야. 없는 상황 속에서 아등바등 어떻게든 내 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하는 그런 게 부담감이야. 그 사람들이 영웅이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 거기서 뻥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던 거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른이구나. 성인이구나. 왜 나는 거기에 대해 계속 숨으려고 하고, 두려워하고, 쪼그라들고, 다른 사람이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떡하지? 내가 이것을 소화를 잘 못 하면 어떡하지? 내가 이 싸움에서 지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나에게 이만큼 기대하고 있는데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난 어떡할까? 앞으로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투성이에,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이름값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만 봐도 내가 궁금해서 오는 분들과, 나를 응원해주기 위해서 오는 분들과, 정말로 나의 연기가 너무 보고 싶어서 와주신 분들과, ‘그래, 너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는 분들이 있는데, 비중을 따져보자면 그래도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는 분들이 가장 적을 텐데, 세상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보다 내 편에 서서 박수 쳐주고 싶어서 오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는데 나는 왜 뭘 그렇게 무서워했던 걸까?… 그걸 느끼게 해준 인터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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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제일 행복했던 저의 여행지는 무대였던 것 같아요” | 지큐 코리아 (GQ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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