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2 토 낮공 아리랑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
2015년 엘지 아트센터에서 초연할 때 지인이 꼭 한 번 보라고 했는데,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을 거 같아서 결국 보지 않았다.
2017년 예술의 전당에서 재연이 돌아 왔고,
이번에도 피하고 있었는데, 회전문 지인 덕분에 봤다.
초연 때 볼 걸 그랬다.
극이 정말 좋다.
아리랑을 보고 있으면 나라가 힘이 있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는 민초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평범하게 사랑하고 살아갈 수 있었는데...
유린당하고 학살당하고...
그 당사자가 누구라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모든 배우들이 뒤돌아 서서 고개를 돌려 관객을 보고 위에서 수의가 내려온다.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여 지켰으니 제대로 잘 살라고 하는 거 같았다.
그런데, 나라를 빼앗겼을 때 목숨을 걸고 독립 운동한 분들은 광복 후 오히려 핍박받았고,
친일파들은 기득권이 되어 그 후손들까지 영향을 미쳐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가난하게 살고 친일파들은 상류층에서 잘 먹고 잘 산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아직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
아리랑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 더 슬프다.
광복 72년인데 이제야 겨우 조금씩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이제서야…
-인상적인 장면
'풀이 눕는다' 넘버 장면
옥비가 오빠를 살리기 위해 일본 감찰국장의 첩이 되어 겁탈 당할 때 죽으려고 하는데
송수익이 절규하며 외친다. 죽지말라고, 살라고. 살아 있으라고…ㅠㅠㅠㅠ
왜란 때도 호란 때도 다 살아 남았다고..
"죽지 마라!!!! 죽을 거 같아도 죽지 말어!!!"
살아 있어야 변화된 세상을 볼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 ㅠㅠ
-주연 배우들
주연 배우들 모두 역과 정말 잘 어울렸다 ㅠㅠ
안재욱 송수익 - 자포자기하는 민초들을 격려하며 이끌고 나아가는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기품도 느껴지고.
김우형 양치성 - 악역을 이렇게 잘 소화하다니! 인생캐 아닌가요~~ 노비였던 치성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치성의 손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ㅠㅠ 이렇게 만든 일본 제국주의가 나쁜 놈들이다.
윤공주 방수국 - 공주 수국 ㅠㅠ 수국의 비참한 인생을 잘 보여줬다.
김성녀 감골댁 - 원캐인데 괜찮으실까 ㅠㅠ 아들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팔다 싶이 보내고...ㅠㅠ 딸은 끌려가고...
그렇게 속태우며 평생을 살다 결국 친일파 치성에게 비참하게 죽는...
장은아 차옥비 - 옥비의 삶도 참...
김병희 차득보 - 연기 정말 좋다. 연극배우인데 초연보다 노래도 좋아졌다고.
배우 모두 연기도 넘버도 좋았다 ㅠㅠ
내일(0903 일)이 막공이라 오늘 배우들도 감정이 더 좋았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회전문 도는 지인도 오늘 정말 좋았다고 ㅠㅠ
-앙상블들도 정말 잘한다.
박수 받아야 한다. 시라노 앙상블들에 이어 이렇게 잘하는 앙상블이라니!!!
커튼콜 때 일본 군인역 배우들이 인사하며 쓰미마셍(죄송합니다)이라고 ㅎㅎㅎ
관객들 모두 처음부터 기립해서 모든 앙상블들에게 박수쳤다.
인사 후 김성녀 샘이 아리랑 선창을 하는데, 박수가 끝이지 않고 이어졌다.
오늘 공연이 좋아서 배우들도 관객들도 감정이…ㅠㅠ
무반주로 아리랑을 부르는데 겨우 추슬렀던 감정이 다시 주체 못하며 눈물이 흘렀다.
그 후, '어떻게든' 합창하며 끝났다.
-고선웅 연출가는 뮤지컬 연출은 처음으로 아는데, 연출 참 좋았다.
아리랑은 자칫 너무 슬프거나 우울해서 극을 보기 힘들 수 있는데, 고선웅 연출가를 만나 잘 만들어진 거 같다.
고선웅 연출 철학인 애이불비(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아니함)가 잘 드러나
슬퍼도 보고 나와서 우울하거나 하진 않다.
연극 홍도 봤을 때도 슬프지만 마지막엔 웃으며 나왔던 것처럼.
고선웅 연출이, 배우들에게 무대에서 울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무대위 배우들은 많이 울지 않지만 보는 관객들은 오열한다.
홍도 때도 그랬지…
홍도는 담담히 대사를 이어가는데 보는 관객들은 오열…
아리랑 마지막 장례식 장면 클릭 (2017년 재연)
-초연을 본 분의 말에 의하면 음악은 초연 때가 좋았다고.
이번엔 김문정 음감이 편곡을 했는데....음...
170812 토 밤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
관객과의 대화에 갔었는데, 조정래 작가님은 우리 시대의 어른이라는 게 느껴졌다.
깊은 안목과 고견에 감탄했다.
박경림 사회 정말 잘 본다.
질문도 잘하고, 끊을 타이밍이나 화제전환할 타이밍도 정말 잘 맞추고.
김성녀 샘의 다양한 아리랑 버전도 좋았다.
-2015년 초연 버전 프레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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