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북카페에서 읽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실 난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책에서 베르테르가 비난한 종류의 사람들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죽을 것 같이 아파도 시간이 흐르면 무뎌지고 결국 살게 되어 있다.라는 주의기 때문에.;;
그러나...베르테르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여주인을 짝사랑하다가 결국 쫓겨난 머슴이 여주인집에 들어온 새로운 머슴을 죽였을 때
베르테르가 느꼈던 공포감이 어떨지 느껴졌다.
혹시나 자기도..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을 것이다.
순간 이성을 잃어버린채...혹시라도.
그리고 샤를로테때문에 미친 남자가 너무나도 행복했던 한 때를 얘기할 때
베르테르는 그 미친 남자의 부모에게 물었다.
그 남자가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인지.
부모의 대답은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미친 남자가 말한 가장 행복했던 한 때는 바로 '한창 미쳐 있을 때였다.'
정신병원에 있을 때여서 자신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을 때...
자신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던 때가 가장 행복한 때라니...
그건 너무 슬프잖아..
사랑의 끝이 사랑의 기억마저 잃어버리는 것이라면
베르테르는 그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에 기억을 간직한 채 죽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을 거다.
순순한 사랑을 간직하고 싶었지만 그 사랑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고
결국 순수한 사랑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베르테르는 죽음을 선택한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이성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마음으로는 와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베르테르가 자살을 한 후
내가 가장 슬펐던 이유는 샤를로테가 느꼈을 슬픔때문이 아니라
늙은 행정관의 맏아들 때문이었다.
베르테르가 가장 아꼈던 아이.
그 아이는 얼마나 슬펐을까...
베르테르를 참 많이 좋아하고 따랐을 아이...
베르테르의 죽음에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베르테르가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예뻐하고 사랑한 것을 보면
그는 충분히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사랑...참...
▷ 책을 읽다가 마음에 콕 박힌 부분.
분명 같은 옷이지만 다르다.
시간이 흘렀고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도 같을 수 없다.
같은 옷이지만 과거의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없는 현실이니까.
베르테르는 이미 직감했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
같지 않은데...
알면서도 나도 과거와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며 사는 부분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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