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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7 목 헤드윅

백암아트홀


조승우(헤드윅), 구민진(이츠학)











◈ 조승우 헤드윅(조드윅)은 관객과 함께 하는 공연이다.

관객들에게 대답하라고 하고~ㅋㅋ

객석의 조명을 켜서 관객들의 눈을 보고 얘기하고 싶다는 말도 자주한다.

왠지 더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 조승우의 헤드윅은 그사이 또 달라져 있었다

오늘의 헤드윅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얘기하면서도 절대 심각하지 않았다.

뮤지컬이 아니라 쇼라며 자기를 보고 웃으라고 하고,

심각한 얘기를 하면서도 심각한 얘기가 아니라고 하고,

헤드윅의 얘기를 듣고 객석이 조용해지고 숙연해지면 바로 분위기 바꾸겠다던 조드윅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했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얘기도 아무렇지 않은듯, 지나간 어느 한 때의 추억인듯 얘기했다.


하물며...조드윅의 가장 가슴 아프고 얘기하고 싶지 않은 그날인

토미와의 마지막 트레일러 얘기를 하면서도 심각한 얘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조드윅이 이부분에서 심각한 얘기가 아니라고 해서 놀랐다.





◈ 그랬던 조드윅이...

Exquisite corpse에서 무너진다.

숨겨왔던 고통, 슬픔, 절망...

분노할 힘조차 없는 조드윅.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조드윅은 마이크를 잡고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떨구었다.


가슴속에서 토마토를 꺼내어 가슴에 대고 짓이기는데...배경음악이 바뀌었다.

Amazing Grace로...


토미와의 첫만남에서의 노래, 토미가 불러줬던 노래

그리고 쇼를 시작할 때 처음에 불렀던 그 노래.

가슴에 토마토를 대고 짓이기며 절규하듯 Amazing Grace를 부르는 조드윅을 보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다른 후기 보니...토미!라고 부르기도 했다고..ㄷㄷㄷㄷㄷ)


Amazing Grace                              놀라운 은혜

How sweet the sound                     이 얼마나 따듯한 음성인가요.

That saved a wretch like me           그 은혜가 비참한 저를 구원했답니다.

I once was lost                              저는 한때 버림받았지만 (한때 길 잃어 방황했지만)

But now I'm found                          이젠 절 찾았죠. (이젠 길을 찾았죠.)

Was blind but now I see                 눈앞이 가려져 헤매었지만, 이젠 볼 수 있답니다. (번역펌)



조드윅이 계속해서 웃으라고 했던건 아무렇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너무나 고통스럽기에...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인정해 버리면 견디기 힘들어서 더..더..웃었던 것이었다.








◈ 조승우 배우가 왜 많은 곡들 중 'Amazing Grace'를 선택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Exquisite corpse에서 배경음악으로 'Amazing Grace'가 나올 때

아..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드윅은 토미가 자신이 잃어버린 반쪽, 사랑이라고 생각했을 때 

비참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았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어메이징 가사처럼)

그런데..토미는 떠났고 또다시 비참해졌고 고통속에 빠지게 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이젠 보인다고 생각했는데..이제 다시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조드윅의 행복했던 그 순간뿐만 아니라 

현재의 고통의 상황도 함께 반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토미가 헤드윅에게 부르는 Wicked Little Town rep.을 듣고 

조드윅이 더이상 헤메지 않고 자신을 찾게 될 앞으로의 일에 대한 복선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길 잃어 방황했지만 이젠 길을 찾았죠. 눈 앞이 가려져 헤맸지만 이젠 볼 수 있죠..."

I once was lost, But now I'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그리고 마치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답가처럼 Wicked Little Town rep.이 나온다..

길 잃고 헤매는 당신 따라와 나의 속삭임 건너요 차가운 도시 (Wicked Little Town rep.)







◈ Wicked Little Town rep.을 부르는 토미를 보면서 나도 토미와 같은 마음이었다.

헤드윅이 꼭 이노래를 듣고 자유로워지기를...


토미의 노래가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록 자이언트 스타디움 쪽을 바라보던 조드윅...

무대로 돌아와 벗어버린 가발을 소중히 쓰다듬고 입을 맞춘 후 이츠학에게 씌워준다.












◈ 그렇게 자유로워진 조드윅이 부르는 Midnight radio 마음에 무척이나 와 닿으면서 슬펐다.

노래를 끝내고 통로로 퇴장하는 조드윅은 휘청거리며 걷는다.


Angry inch때는 자신의 상태에 절망했지만 그럼에도 계단으로 퇴장할 때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단지..마지막에 살짝 흔들린다.

마치 자신의 고통스런 마음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순간 고통이 튀어나온 느낌이었다.

그런데 Midnight radio후에는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앵콜

오늘 관객들이 호응이 무척 좋았다.

메들리 후 앵그리인치.

(반주가 꼬여서 노래와 반주가 안맞았는데 조드윅이 자기가 가사 틀린거 아니라며~ㅋㅋㅋ)


그리고 관객들이 앵콜을 계속해서 외치자 뭐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고

Sugar Daddy!라는 말에 슈가대디 앵콜~

조드윅이 부르면서 이 노래 야한노래야~알아?

관객들 “예~~~” ㅋㅋㅋㅋㅋㅋㅋㅋ


겟올라잇~~관객들에게 마이크 넘겨서 관객들이 떼창!!!


그렇게 오늘 공연도 2시간 35분 공연을 했다… ^^;;

슈가대디 끝나고 관객들이 엄청난 환호를 하자

조드윅이 거의 울다 싶이 “집에가~빨리 가~가요 제발~가~” ㅋㅋㅋㅋㅋ

힘들 텐데 리앵콜까지 하느라 너무 힘든 조드윅…^^;;;


오늘 관객들이 호응이 정말 좋았고 앵콜 때 제대로 놀아서 조드윅도 “잘 노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ㅋㅋ




앵콜때 통로쪽 관객을 정말 오랫동안 안아줬다...

하...난 언제나 통로쪽에 앉아 볼 수 있을까...

통로쪽 자리는 어떻게 잡는건지...ㅠㅠ









※ 몇몇 디테일들..




◈ 세르비아송

그동안 사라졌던(?) 세르비아송을 부른다.

"세르비아로 와요~유태인도~크리스천도~모두 모두 오세요~끝냈어 인종청소~"

(인종청소가 일어난 것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가사)





◈ 1열 잡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관객이 말을 못하니까 왜 두려워하냐며

1열 잡았으면 두려워하지 말라고~ㅋㅋ

1열 잡은 사람들 능력자들 아니냐며~ㅋㅋㅋㅋㅋㅋㅋ

아는구나..1열 잡기 얼마나 힘든지...ㅋㅋㅋ





◈ 관객들 반응 참 좋은거 같다.

조드윅이 한셀때 얘기를 하면서 20대초반에 뭘했을까? 물어보니까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대답한다.

조드윅이 "대학에 다녔어~"이러니까

관객들 "오~~~~~" ㅋㅋㅋㅋㅋㅋㅋ






◈ 가발 쓸 때마다 노래를 부른다며 노래를 불러줬다.

Debby Boon의 You Light up My Life


So many nights I’d sit by my window 

waiting for someone to sing me his SONG 

so many dreams I kept deep inside me 


더 들었으면 좋았을텐데..아쉽다.






◈ 욕이 참 찰진 조드윅이다~ㅋㅋㅋㅋ





◈ 토미 욕실 장면에서

자세하게 하고 싶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와서 못한다며~ㅋㅋ




◈ 닥터 에스프레소

오늘은 드럼 비트에 맞춰 창을 하는데

"아~아~~아~~두개로 분리된 그 도시~~" 까지 불렀다~ㅋㅋㅋㅋ




◈ Wicked little town
전에는 유명가수가 이 곡을 달라고 해도 주지 않았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뒥이 필콜린스에게 연락을 했으나 9년째 답이 없다는 대사로 바뀌었다.



◈ 겟세마네는 오늘도 역시 굿!!!




◈ 트레일러 씬에서...

난 널 사랑해.. 난 널 사랑해... 진심으로...

가도 좋아..괜찮아...




등등...너무 재미있고 웃긴 부분들도 많았다~ㅎㅎ

조드윅 공연은 참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감동적이다.



모두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Exquisite corpse의 토마토씬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 BGM으로

가슴에 토마토를 짓이기며 부수면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아프게 부르던 조드윅의 모습이다.

(게다가..토미!라고 부르기까지 하다니.........)








◈ 앵콜때 이렇게 헤드윅티(MD상품~)를 입고 한다.


사진은 송창의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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