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25 닥터 지바고: 조승우
샤롯데
오늘의 캐스트
◈ 조승우의 목상태...
조로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렸으니 무리가 갈만도.
앞으로 한달이나 남았는데 5월 공연 괜찮으려는지...
그런데..그의 목상태가 안 좋았음에도
내가 감동받은 거 보면...그닥 큰 문제가 아닐지도.
◈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유리 안드레이비치 지바고의 삶을 느끼고 왔다.
그리고 마침내..유리와 라라의 사랑이 이해가 갔다.
조금 다른 의미에서의 둘의 사랑이지만.
유리는 라라를 처음 봤을 때 자신에게는 없는 불같은 열정과 용기를 보며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전쟁터에서 유리가 라라를 다시 만났을 때 유리는 라라에게 강하게 사랑을 고백했다.
가정이 있던 유리지만 라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열정적인 사랑에 사로잡혀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던 것도 있었겠지만
유리는 무의식 중에라도 자신이 없어도 토냐와 싸샤는 잘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귀족이었던 토냐네는 유리가 없어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전쟁터에서 돌아온 집은..상상할 수 없는 상태로 바뀌어 있었다.
식구들은 모두 다락방에서 살고 있었고
장작 하나가 없어서 추위에 떨고
먹을 게 없어서 굶고 있었다.
유리는 분노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라라가 있는 유리아틴으로 온 가족이 가게 되었을 때도 다짐한다.
별빛을 피하듯 라라를 피할거라고.
하지만 결국 라라를 만나게 되고 라라를 향한 사랑의 감정에 라라를 피하지 못한다.
라라를 만나 정말 행복해 하는 유리...
그러나..토냐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유리는 라라를 더이상 만나지 않기로 한다.
이 때 유리가 라라에게 토냐에 대해 하는 대사가
(매번 대사가 바뀌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언제나 나를 위해서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
평생을 나만 바라보며 나한테 모든 걸 의지하는 그 사람한테
내 반쪽 가슴만 줄 순 없을 거 같아.
당신이나 그 사람이나 나한테 이런 대접을 받을 순 없는 거잖아.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돼...
이때 유리는 전쟁터에서와는 다르게 가족을 선택한다.
유리를 기다려 주고 유리에게 모든 걸 의지하는 토냐에게 상처줄 수 없다는 것이다.
라라는 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지만
이제 자신의 가족은 유리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유리는 생각했을 거라 생각한다.
빨치산으로 잡혀가고 가족을 만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빨치산에서 탈영했지만
토냐와 싸샤는 모스크바로 떠났다.
게다가...토냐가 보낸 편지의 내용은
토냐와 싸샤가 파리로 떠난다는 소식...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려 하지만 방법은 없고,
라라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함께 하자며 유리를 설득한다.
바로 그때...
조바고가 테이블 위에 있는 토냐의 편지를 만진 후에 손에서 뗀다.
마치..토냐를 떠나 보내고
라라를 선택하는 유리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라라의 설득을 듣는 동안 조바고는 테이블 위에
토냐의 편지를 만지고 있었다.
그리고...토냐의 편지에서 손을 떼고 라라의 손을 잡는다.
그 디테일 하나로...유리의 마음이 나에게 전달되면서
유리의 선택, 사랑이 진심으로 이해가 되었다.
문득...그렇게 해야만 유리는 살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빨치산에서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견디고 버티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했는데 그 원동력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삶의 목적을 잃어 버린 유리에게
다시 삶의 목적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라라’라는 생각이 들며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그 동안은 유리가 자신을 거두어준 분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한 의무감(?)때문에
토냐와 결혼했다고 생각했고
의무감 같은 애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아니었다.
이 공연을 보면서 느껴졌다.
조바고는...토냐도 사랑했다.
조바고는 최선을 다해 순간순간을 살았다.
열정적인 사랑을 했고 가족을 사랑했다.
그러나 결국 역사의 소용돌이는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유리 지바고의 삶에 연민이...ㅠㅠ
조승우의 유리 지바고 해석에 감탄했다.
조바고가 해석한 유리 지바고의 노선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
난 마지막까지 유리와 라라의 사랑은 이해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공연으로 '유리의 사랑'을 모두 이해했다.
조승우 배우가 지바고를 해줘서 정말 좋다.
쉽지 않은 지바고의 삶을 조승우 배우의 해석으로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모든 건 삶으로 채워져. 삶으로...
그냥 놔두기만 하면...
by.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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