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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6 프랑켄슈타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박해수(크리처/괴물), 이율(빅터 프랑켄슈타인)



# 영국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하여 이슈가 되었던 연극이다.

한국에는 올해 초연으로 이율,박해수 배우가 출연한다.


박해수 배우 진짜 연기 장난 아니다.

와우! 연기 정말 잘한다.


이율 배우도 오랜만에 본다. ^^

둘 다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프랑켄슈타인' 뮤지컬을 워낙 좋아했어서 연극도 궁금해서 보러 갔다.



#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한국창작)과 꽤 다르다.

연극 프랑켄은 마지막이 너무 우울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 인간과 괴물(크리처-창조물)의 존엄성,

인간의 두려움에서 나오는 폭력적인 행동들에 대한 생각,

또한 그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결국 복수를 선택하며

결국엔 인간이 크리처를 바라보는 괴물로서 삶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크리처를 보며 복잡한 심경이었다.


그런데 나를 가장 우울하게 한 건 마지막 장면이었다.



아래부터 강력스포 있음.

 


크리처에게 복수하기 위해 크리처를 찾아간 빅터는 크리처를 죽이지 않고 자신이 죽는다.

그것이 크리처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크리처는 죽어가는 빅터를 안고 슬퍼한다.

갑자기 크리처가 빅터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나..했는데,

슬퍼하는 척하다가 빅터에게 왜 인간만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며

자신이 만든 크리처들을 빅터에게 보여준다.

빅터가 만든 것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답게 창조된 크리처들.

크리처는 자신이 죽였던 사람들을 크리처로 탄생시킨 것이다.


그리고선 죽어가는 빅터에게 말한다.

빅터가 죽으면 다시 살려낼 것이고, 또 죽으면 다시 살려낼 거라고.

빅터가 크리처를 버린 행동을 후회하고 잘못을 빌고, 크리처를 진정한 동반자(친구)로 여길 때까지

빅터를 계속해서 재창조 하겠다고 한다.

이 대사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빅터가 크리처가 되어 첫크리처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장면을 보는데...충격 그 자체.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크리처로 탄생한 빅터는 첫크리처의 말에 따라 "서!" 하면 멈추고 "가!"하면 뒤로 움찔 몇 발짝 움직인다.

빅터크리처가 첫크리처의 명령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는 건 고통스럽고 슬프기까지 했다.




# 왜 인간만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라는 크리처의 대사는 허를 찌르는 대사였다.

크리처는 인간보다 열등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을까?

극 초반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글도 읽지 못하는 크리처에 대한 편견이 강하게 작용한 걸 수도 있다.

그리고 크리처가 계속해서 빅터에게 너만이 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해서 관객들은 이미 빅터만 창조할 수 있다고

강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마지막 크리처의 대사는 충격으로 다가온 것일 수도 있다.




# 마지막 장면이 나에게 이토록 슬프고 충격적인 이유가 뭘까?

빅터가 창조주로서 크리처를 창조하고 인간으로서 절대적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다

크리처에게 역전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이었던 빅터가 이제 크리처가 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인간에 대한 존엄성 파괴를 보는 것에 대한 공포였을지도.


빅터가 죽기 전 크리처가 창조해낸 크리처들을 빅터에게 보여주며 감정이 어떠냐고 묻는다.

비참해?라고 묻는데, 

빅터가 크리처가 되어 첫크리처의 말대로 행동하는 것을 보는 나의 감정은 비참함일 수도 있겠다.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던 창조주 위치에서 피조물이 되었고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하나의 피조물로 존재해야 하는 그를 보는 건 힘겨웠다.

'인간'은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강한 생각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 사람에게 외모란... 

크리처가 인간들에게 학대당했던건 크리처의 흉측한 외모때문이었다.

만약 크리처가 아름다웠다면 인간들은 그에게 호감을 가졌겠지?

크리처의 인성을 보기도 전에 그의 외모로만 그를 괴물이라고 생각한 사람들.

그런 인간들이 크리처를 바라보는 그 믿음대로 크리처는 결국 괴물이 되었다.

 

그런의미에서 빅터는 아름다운 외모이니...사람들에게 괴물취급은 당하지 않겟지만

과연 인간으로서 대우 받을 수 있을까?



# 아...정말이지 마지막 장면은 ‘인간으로서’ 너무 불편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만약 이 연극과 같은 결말이었다면

뮤지컬이 아무리 재미있었어도 난 절대로 몇 번씩 보지 않았을 것이다.


뮤지컬이 다른 결말이라 정말 다행이다.









141107 프랑켄슈타인



# 두 번은 못 볼 거 같았는데...상황이 어쩌다보니 두번을 보게 되었다.

막상 보니 봐 진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다가갈수록 그 장면을 보고 싶어지지 않는 마음이 생겼다.




# 처음 볼 때 놓쳤던 장면들이 들어왔다.

빅터가 크리처에게 놀라서 거부하다가 처음 한 말이 “가!”, “서!”였다.

그래서 크리처가 마지막에 빅터를 창조하고 빅터에게 하는 말이 “가!”, “서!”였다.


크리처를 위한 여자 크리처를 만들다가 죽은 동생과의 꿈속에서의 대화를 통해 

빅터는 여자 크리처를 없애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크리처들이 아이들을 나아 생명을 탄생시키면 빅터가 더 이상 필요없을 거라는 동생의 말 때문이었다.

빅터는 자신만이 창조주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우월함과 자만감.


그리고 그렇게 괴물들이 계속해서 늘어나 ‘인간’에게 위협이 되게 할 수 없었기도 했고.

하지만 크리처도들도 결국 인간의 조각들도 만든 창조물인데 그들이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인간이지 않을까?




# 크리처의 입에서 나오는 인간의 추악한 모습들이 인간 본성일거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크리처가 ‘인간’을 '크리처'로 만든 건 충격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빅터도 ‘인간’을 사용해서 크리처로 만든 것임에도 그닥 충격적이지 않은데,

빅터가 크리처가 된 건 충격으로 다가온다.

왜 일까?

그건 빅터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가지고 고민하던 장면들을 보면서 ‘인간’으로 느끼다가 크리처가 되었기 때문에 충격이었던 거 같다.

첫크리처는 인간의 모습이었던 때를 보지 못하고 크리처로 탄생한 순간부터 보다 보니 ‘인간’이 아닌 크리처로만 바라봤기 때문에 크리처≠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시체에서 조각조각 이어진 창조물이었고.

그럼에도 결국 ‘인간’의 조각들도 만들어 진 것이니 ‘인간’일 텐데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흉측해서.


크리처가 따뜻한 인간들을 만났다면 크리처는 괴물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리처는 선한 엘리자벳을 만났음에도 복수를 선택한다.

결국 그의 본성도 악할 뿐.

비록 사람들에게 당해서 자신은 복수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정당화 시키지만 결국 그도 악할 뿐이다.




# 그런데 연출가는 왜 크리처가 엘리자벳을 ㄱㄱ하고 죽이는 장면을 선택했을까?

그냥 죽이는 것으로 끝내지 왜 꼭 ㄱㄱ이 들어가야하는지..

크리처가 엘리자벳을 ㄱㄱ하고 죽인 후 나도 인간이다!라고 소치리는데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그걸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극 연출가들이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반응을 위해 ㄱㄱ을 사용할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한 것이다.

죽지 않고 영원을 살기 위한 인간의 노력.


그런데, 죽지 않고 이 세상을 영원히 사는 게 행복일까?

이 지옥과 같은 세상을 말이다.



죽지 않고 영원을 살고 싶어 크리처를 만들어냈는데,

그 크리처에 의해 빅터를 포함한 주변 모든 사람이 죽음을 맞이한 건 참 아이러니다.




# 두 번째 보니 마지막 장면이 첫 날만큼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역시나 불편하다.









◈ 예술의 전당에 일찍(?) 도착해서 잠깐 음악 분수를 구경했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분수는 넘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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